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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한 삶/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추앙에서 환대까지 마지막회 결말은 아쉽지만 인생 드라마다.

by 아리송한꿀 2022. 5. 30.

나의 해방일지, 추앙에서 환대까지 마지막회 결말은 아쉽지만 인생 드라마다.

 

드디어 나의 해방일지가 끝이 났다.

뭔가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는 미친 듯이 몰입했다가 마지막회 결말에서는 아쉽지만 여운이 남는다.

오로지 극본의 힘으로 무엇을 전하려 해서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인생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흔히 곁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극본에 고스란히 담아서가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추앙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환대로 끝이 난다.

평소 쓰지 않는 단어지만 박해영 작가는 멋지게 드라마에 담아냈다.

나의 해방일지 마지막회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씁쓸하다란 표현이 딱인 듯하다.

결말에서는 추앙 커플의 해방과 염家네의 평안이 담겨있다.

자. 그럼 엔딩을 살펴보자.

 


추앙 커플 구씨와 미정의 엔딩의 해방이다.

자신을 떠났던 남자에게 형편없는 놈이란 걸 증명하려 했던 미정은 구씨는 성역의 존재라고 한다. 인간대 인간으로 응원만 하는 하겠다고 숙취와 감기로 고생 한번 하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어쩌면 구씨와 미정의 만남은 운명이 아닌가 싶다.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는 느낌이다. 

결말에서는  돈 안 갚는 전 남자 친구를 위기에서 구하는 미정을 보며 구씨의 사랑이 원한도 녹였구나 했다.

구씨도 그렇다. 배신한 형을 환대하겠노라 말하고 술을 사서 편의점을 나오는데 동전이 떨어졌지만 하수구 가운에 운 좋게 멈춰있다. 구씨는 미소와 함께 술을 노숙자에게 주고 미정을 향해 한 발 한 발 간다.

 

미정 "해방일지에 그런 글이 있더라 염미정의 인생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것 같다는..."

구씨 "미투."

미정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구씨 "한발 한발 어렵게 어렵게."

미정 "마음에 사랑 바께 없어... 그래서 느낄게 사랑 바께 없어."

 

창희와 기정의 해방도 나름 좋았다.

사랑에 목말랐던 기정은 진정한 사랑을 찾았고 헛된 미래를 꿈꿔온 창희는 해탈한 듯한 삶을 살고 있었다.

기정은 태훈과의 연애에서 결혼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았고 사춘기 딸과 까탈스러운 시누이도 걸린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진심이었고 사랑한다.

 

받는 여자 염기정. 목이 부러진 장미 송이를 찾아와 간장 종지에 물 담아 담가 놓았습니다. 꽂아 보려 해도 꽂을 목이 없어 간장 종지에 눕혔습니다. 우리 사랑이 화병에 우화에게 꽂히는 목이 긴 장미였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간장 종지에 지쳐 누워있는 장미 송이가 당신 같고 나 같고... 안 쳐다보면 더 빨리 시들까 봐 눈을 떼지 못하는 나는 이런 여자입니다. 계란빵 좋아한다는 말에 겨울이면 3일에 한 번씩 계란빵을 사 드미는 남자... 소고기라 말했을까요. 계란빵이라 말한 내 입을 칭찬하고 매일 계란빵을 사 드미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의 해방일지 16회 염기정 대사 中에서-

 

창희의 해방은 아팠다. 뭔가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듯 보였다. 그래도 나의 해방일지에서 가장 완벽한 해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친구였던 지현아와 사랑도 했고 이별도 했다.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선배의 임종을 끝까지 지키며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결국 편의점은 성공했고 대출도 다 갚았다. 그리고 아빠에게 듣고 싶었던 고생했단 말도 듣게 된다. 엔딩에서 창희는  장례지도사를 준비하며 미소를 띤다.

 

창희 : "형 내가 세명 보내봐서 아는데 갈 때 엄청 편해진다. 얼굴들이 그래 그러니까 형... 겁먹지 말고 편하게 가. 가볍게... 나 여깄어."

 

나약해진 아빠의 모습을 보는 삼남매도 가슴에 와닿았다.

평소 말 한마디 안 하던 아빠가 떨리는 손과 느릿한 말로 자식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모습도 뭉클했다.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았고 삼남매는 자신보다 났다는 말을 한다. 보통의 위로 같지만 부모의 마음이 충분히 전해진다.

 

 

나의 해방일지는 이렇게 끝이 났다.

어쩌면 어이없는 결말이라 황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박해영 작가의 작품은 늘 그랬다.

그럼에도 인생작이라 불리는 건 작가의 힘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