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등장하면서 유튜브와 블로그의 생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하지만 사실, 크리에이터들 사이의 경쟁은 늘 있어왔다. 누가 먼저 자리를 잡느냐가 관건이었다. 맛집도 원조가 사랑받듯, 마케팅 역시 선점이 중요했다. 그러다 AI가 나타나며 판이 뒤바뀌었다. 이제 크리에이터들의 노하우는 더 이상 그들만의 보물이 아니다. 문득,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날이 떠오른다. 손으로 키워드를 하나씩 적으며 밤을 지새웠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됐다.
AI가 비밀의 문을 열었다
ChatGPT나 Grok3 같은 AI에게 예전 크리에이터들이 값비싼 강의로 팔던 지식을 물어보라. AI는 온 세상의 정보를 뒤져 가장 정확하고, 때로는 더 깊은 답을 내놓는다. 그래서인지 요즘 크리에이터들이 앞다퉈 자신만의 수익 비법을 공개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AI가 퍼뜨리기 전에 먼저 털어놓는 편이 낫다는 계산일 것이다. 그걸 보며 나는 묘한 생각에 잠긴다. 과연 그 비법은 정말 그들만의 것이었을까? 아니면 어딘가에서 스쳐 지나간 이야기들을 그저 멋지게 엮은 것뿐일까?
끝없이 되풀이되는 낚시 콘텐츠
유튜브에서 "나만의 비밀 전략"이라며 떠드는 영상들. 과연 그게 진짜 비밀일까? AI 시대에 들어선 지금도 같은 패턴으로 콘텐츠를 찍어내는 모습이 안타깝다. 정보의 벽이 무너진 시대인데도, 여전히 자신만의 특별한 비결인 척 포장하는 영상들을 보면 마음이 쓰리다. 콘텐츠를 만드는 노력은 높이 사지만, 그걸 전자책이나 강의로 뻥튀기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물론, 초보자에겐 빛이 될 수도 있다. 나도 9년 전엔 그랬다. 그때는 정보가 카페나 커뮤니티에 묶여 있어 유료 강의나 자료를 사는 길밖에 없었다. 밤새 노트를 적으며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AI가 그 모든 걸 풀어준다. 그때의 내가 지금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믿기 힘든 정보, 여전히 넘쳐난다
블로그와 콘텐츠를 뒤지다 보면 의심스러운 정보가 눈에 띈다. 수익을 공개하면서도 핵심은 감추는 경우가 많다. 폐쇄형 블로그의 한계 탓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런 모습은 그대로다. 나는 그런 강의나 영상에 시간과 돈을 허비하는 게 싫다. 끝에 가면 늘 똑같은 말이 기다린다. "결국엔 당신이 해내야죠."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기분이다. 그걸 모르니까 애썼던 거 아닌가?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고, 그 익숙함이 나를 더 지치게 한다.
진짜 강의란 있을까?
내 답은 간단하다. 쉽게 찾기 어렵다. AI 시대에 "모두 공개한다!"는 사람을 나는 선뜻 믿지 못한다. AI가 없던 시절에 그들이 전부를 나눴다면 모를까.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완전한 나눔은 드물었다. 몇 년 전, 한 강의에 기대를 걸었던 적이 있다. 강사는 성공담을 늘어놓으며 "이제 당신 몫"이라 했다. 끝나고 남은 건 허망함뿐이었다. AI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더 간결하게 정리해줬을 텐데. 이제 그런 강의를 볼 때마다 묻고 싶다. "당신이 감춘 빈칸, AI가 채워줄까요?"
벤치마킹과 AI, 이젠 당연한 풍경
벤치마킹은 크리에이터들 사이에 늘 따라다니던 그림자였다. 예전엔 상위 블로그를 훑으며 한 줄이라도 더 채우려 애썼다. 새벽까지 키보드를 두드리며 보람을 느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롬프트 한 줄이면 AI가 글부터 마케팅까지 다 해낸다. 어처구니없는 세상이다. 가끔 AI가 쓴 글을 보며 내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걸 받아들이며 나도 변해야 함을 느낀다.
현명한 길을 찾아라
이 글을 쓰는 마음은 단순하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10년 전 같은 콘텐츠에 돈을 쏟는 이들이 많아서다. AI로 무료로 풀리는 정보에 돈을 쓰느니, AI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요즘 나는 AI와 대화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얻는다. 예전 같았으면 강의를 찾아 헤맸을 질문들이 몇 초 만에 해결된다. 그 여유가 나를 조금 더 가볍게 한다. 당신도 AI에게 한 번 물어보면 어떨까? 잃었던 시간에 대한 작은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