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어게인 OST, 등장인물의 분위기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사실 나는 이 작품을 최근에서야 처음 봤다. 바로 어제, 마지막 회까지 한 번에 정주행을 끝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본 어게인’을 보면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건 단연 OST였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음악이 인물의 감정과 서사에 얼마나 절묘하게 어울리는지, 나는 매 장면마다 새삼 놀랐다. 김용진의 ‘못다핀 꽃 한송이’, SONDIA의 ‘꿈에’, 제아의 ‘보고 싶은 그대니까요’, 길구봉구의 ‘내게 올 수 없는 너’, 이한솔의 ‘Fate’, Ru.B의 ‘별과 달처럼’까지, 여섯 곡 모두 극중 상황과 인물의 감정에 완벽하게 스며들었다.
특히 ‘못다핀 꽃 한송이’가 흐를 때면 32년 전 그날의 아픔과 비극이 내 마음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꿈에’는 SONDIA 특유의 담백한 목소리가 정하은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보고 싶은 그대니까요’는 애틋함과 그리움을, ‘내게 올 수 없는 너’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쓸쓸함을 진하게 남긴다. ‘Fate’와 ‘별과 달처럼’은 운명과 재회, 그리고 슬픔과 희망이 교차하는 본 어게인만의 서사를 음악으로 완성했다. 이 여섯 곡 모두 극중 상황과 인물에 미친 몰입감을 선사했다는 점, 내가 어제 마지막 회까지 다 보고 난 지금도 가장 크게 느끼는 매력이다.
OST가 나올 때마다 등장인물의 감정이 극대화되고, 나 역시 그 감정에 자연스럽게 이입됐다. 음악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마음과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본 어게인은 OST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몰입할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본 어게인 줄거리,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미스터리 멜로
줄거리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32년 전 세 사람의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다. 시공간을 넘어 이어져 온 인물의 도플갱어, 1인 2역, 오해와 진실, 그리고 사랑의 감정이 마지막 회까지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니라, 연쇄살인과 사이코패스를 바탕으로 드라마가 전개된다. 전생과 현생, 사랑과 증오, 오해와 진실이 교차하는 스토리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장기용은 공지철과 천종범, 진세연은 정하은과 정사빈, 이수혁은 차형빈과 김수혁을 연기하며 각각 1인 2역을 소화했다. 이들의 인연은 1980년대 ‘노란우산 연쇄살인사건’에서 시작해, 현생에서 또다시 반복된다. 누구의 사랑이 진짜인지, 운명은 반복되는지, 마지막까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배우 연기와 드라마의 시각적·정서적 매력
장기용의 외로운 눈빛, 진세연의 담백하면서도 깊은 감정 연기, 이수혁의 냉철함과 애틋함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1980년대 헌책방,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 차가운 법의학 연구실 등 배경도 인상적이었다. OST와 어우러진 장면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감각적이고, 인물의 내면을 음악과 영상으로 동시에 체험하게 했다. 특히 ‘별과 달처럼’이 흐르는 밤하늘 장면, ‘꿈에’가 깔리는 회상 신은 아직도 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방송 정보 및 시청 방법
- 채널: KBS2TV
- 방송 기간: 2020년 4월 20일 ~ 2020년 6월 9일
- 편성: 월, 화 밤 10시(총 16부작, 32회차)
- OTT: 웨이브, 시즌 등에서 다시보기 가능
시청 포인트와 추천 이유
본 어게인은 OST와 드라마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음악이 극의 감정을 이끌며, 전생과 현생, 사랑과 운명, 미스터리와 멜로가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감성적인 OST를 좋아하거나, 음악이 돋보이는 드라마를 찾는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시청률은 4.1%로 높지 않았지만, 독특한 소재와 음악,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드라마라는 점에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