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는 뉴스에서나 접하던 질환이었다. 주변에서 앓고 있다는 사람도 없었고,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도 없었다. 내가 직접 겪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느 날 새벽, 물을 마시려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 심한 현기증이 밀려왔다. 발을 내딛을 수조차 없었다. 잠깐 비틀거리다 그 자리에 주저앉기도 전에 바닥에 쓰러졌다. 마치 과음을 한 것처럼 하늘이 빙글빙글 돌았다.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두려웠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증상이 사라졌지만,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공황장애 증상의 반복
며칠 동안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일이라 여겼다. 하지만 며칠 후, 밤이 되자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뛰지도 않았고, 특별히 격렬한 움직임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불면증까지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어느 과를 가야 할지 한참 고민하다 가정의학과로 향했다. 의사에게 공황장애 초기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피검사, 심전도 검사, CT 촬영까지 진행했다. 다행히 모든 결과는 정상이었다. 안도하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죽을 것만 같았던 순간이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니.
이명과 병원 진단
그러던 어느 날,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동네에서 유명한 병원이었고, 사람들은 진료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의사에게 심장 두근거림, 어지럼증, 현기증까지 모든 증상을 이야기했다. 진단은 이명이었다. 이명으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그렇게 6개월을 다녔다. 처음엔 치료를 받으며 나아지길 기대했지만, 매일 병원을 방문해야 했고, 처방전은 3일을 넘기지 않았다.
결국 더 큰 병원을 찾았고, 이번엔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쉽게 고칠 수 없는 병이라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공황장애 치료의 길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공황장애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한의원도 찾아가 침을 맞고 한약을 먹었다.
그러던 중 한 한의원에서 공황장애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공황장애라고?’ 의심스러웠지만, 침을 맞고 한약을 복용하자 증상이 한결 나아졌다.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던 건지 허탈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공황장애 치료를 받아 증상이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다시 찾아왔다. 왜 정신과를 가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없었다. 그냥 가기 싫었다.
공황장애 치료를 위한 선택
다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한의원에서 공황장애로 처방받은 한약과 이명약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물었더니, 의사가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공황장애요?”
의사는 자신의 아내가 한의사라서 잘 안다며, 공황장애는 한의원에서 절대 치료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여러 정신의학 책을 펼쳐 보였다.
그중 ‘공황장애와 이비인후과 증상’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일단 약을 처방해 줄 테니 증상을 지켜보자고 했다. 이상하게도 믿음이 갔다.
공황장애 치료제 복용 후 변화
의사가 밤에 자기 전에 먹으라고 한 약을 나는 참지 못하고 약국에서 바로 복용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치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았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영화에서 본 듯한 황홀한 표정이었다.
그날 이후로 더는 어지러워 바닥에 쓰러지는 일도,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리는 일도 없었다.
공황장애 경험을 돌아보며
지금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공황장애 증상은 생각만으로도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끼게 한다. 이는 겪어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이 어리석은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렇게 적어본다.